뱀에 물린 꿈

뱀에 물린 꿈

고향집 근처 논둑을 지나는데, 황소개구리 두 마리가 논으로 논으로 뛰어들려고한다. 나는 아직 황소개구리를 직접 본 적이 없어서 구경했는데 바로 옆에 웬 뱀들이 엄청 몰려있어서 봤더니, 1미터 되는 검고 굵은 뱀을 보통 크기의 뱀들이 휘감고 있다. 영화 아나콘다 2에 나오는 뱀들의 짝짓기가 문득 떠올랐다.

그런갑다하고 뱀을 밟지않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올리는데, 뱀 한 마리가 내 오른쪽 팔뚝을 물고 사라진다. 머리는 삼각형에, 회갈색 가로 줄무늬가 있는 짧고 굵은 몸통을 지닌 뱀이었다. 목부분이 가느다란 플라나리아 닮았다. 뱀은 머리가 삼각형이면 강한 독을 가지는데, 독사와 살모사가 그렇다. 물린 곳을 보니 피부가 얇게 벗겨진 정도였다. 일단 오른손 어깨 밑을 왼손으로 움켜쥐었다.

뱀은 사라지고, 전화기를 안 가져와서 119에 신고도 못하고 있는데 문득 다른 꿈에 나왔던 정형외과가 생각이 나서 그리로 갔다. 이 정형외과는 어깨 근막염 치료가 잠깐 정체될 때 자주 나온 병원이다. 개인 병원치고는 꽤 큰 편이고 시설도 잘 돼있는 편이다. 남의사 한 명, 간호사 너댓명인데 치료는 잘 못했다. 외과의사가 뱀에 물린 치료를 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뱀에 물렸다고 다급하게 말하니 ‘기다리세요’…

야! 내가 뱀에 물렸다고!!!!!!

조금 기다리니 내 차례가 왔는데, 이놈의 의사가 진료는 안하고 밍기적댄다. 치료할 줄 모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아오 썅!!!! 그럼 압박붕대로 오른쪽 팔을 묶어달라고하니, 이것도 밍기적댄다. 붕대값 줄테니까 묶어달라고 난리치니 간호사가 묶어주는데, 잘 못 묶어 ㅠㅜ
두어번 실패하더니 더 좋은 붕대를 써보자며 갖고 온게 1m*1m 비닐을 가져온다. 지금 나한테 원가절감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물린 부위는 스티로폼에 본드 한 방울 떨어진 것처럼 피부가 녹아서 구멍이 깊어지고 있다. 피도 베나오고 있다. 오른팔 전체에 감각이 점점 사라진다. 비닐 붕대로 묶는 걸 실패하고 멍해져셔 의사한테 차료할 줄은 아냐고 물으니 간호사가 “못 해요”.
아오!!!! 그런건 첨부터 말하라고!!!!

좀 큰 병원으로 가려고하는데, 걸어서 5분 정도 가야한다. 하필 도로 공사중이라 그냥 119에 신고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나타난 전 회사 직원이 전화를 해주겠다고 하길래 기다렸는데, 집에다 먼저 전화를 하신다.

“저…119에 먼저 해주시면 안되나요?”
“ㅇㅇ 알았음”

그러고도 한참을 통화를 하다 끝냈는데, 지금 회사 직원이 갑자기 나타났다. ‘차라리 이 직원에게 부탁해야지’ 마음먹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이 둘이 아는 척을 한다. 뭐지? 둘은 모르는 사이일텐데?
그리고는 말을 걸 타이밍을 놓쳐서 말도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 와중에 꿈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