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의 신발을 신은게 아직 10년도 안됐다. 어릴 땐 장날에 엄마가 사준 운동화를 신었고, 내가 돈을 벌 때에도 의류나 신발에 쓰는 돈은 아까워서 근처 마트 같은데서 제일 저렴한 걸로 구입했다.
서른이 넘고서 직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나이키 운동화를 직구로 샀다.
마트표 운동화는 뒷축이 닳아서 버렸는데, 나이키는 몇 년을 신어도 뒷축은 거의 닳지 않아서 신기했다. 이래서 브랜드 운동화를 신는구나…
근데 마트표 운동화는 발뒤꿈치에 닿는 안쪽이 인조가죽? 비닐? 이었는데, 나이키는 그 부분이 천으로 돼있었다. 그러다보니 구두주걱 같은 걸 안 쓰고 그냥 신고벗고를 하다보니 천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엔 원인이 뭔지도 몰랐다. 내 발뒤꿈치가 뾰족한가? 신발의 결함? 뭔지 모르겠지만, 이미 오래 신었으니 새 신발을 샀다.
그 다음에 산 컬럼비아 등산화, 트레블워커 초경량 운동화도 똑같은 증상이었다. 이제서야 원인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구두주걱없이 신고벗으면 발생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어떤 방법이 좋은지 찾다가 나온게 바로 주비츠였다.
이 영상의 신발 벗는 동작처럼, 뒷꿈치를 고정하고 발등을 들어올리는 것 말고는 손을 쓰지 않고 벗는 방법은 없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걸어가는데 누가 발뒤꿈치 밟으면 벗겨진다. 쪼그리고 앉기나 쪼그리고 앉은 후 발뒤꿈치 들기 정도로는 절대 벗겨지지 않는다.
새로 미즈노 운동화를 사면서 주비츠를 달았다. 미즈노 운동화는 1년 넘게 신어도 더 이상 저 증상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발이 접히는 부분에 구멍이 났다 ;;;;;
그리고 구입한 아이다스 퀘스타 라이드와 크록스 라이트라이드에 주비츠를 달았다.
이후 알아낸 노하우를 적어본다.


2. 주비츠가 끝난 다음의 구멍 바깥쪽에 매듭을 해놓고 몇 주간 간격 테스트를 하는게 좋다. 처음부터 줄을 잘랐다가 낭패볼 수 있다. (물론 초심자는 완전 널널하게 자를거라서 모자랄일은 없을 것이다.)
남는 신발끝은 보기 싫지만 당분간은 저런 식으로 대충 말아놓는게 좋다. 이 신발은 겨울양말 신었을 때도 간격에 이상이 없다면 신발끈을 자를 예정이다.
전투화에 붙여놨으면 완전 빨리 신고 벗을 수 있었을 텐데…
장점
- 발뒤꿈치 닿는 안쪽의 천에 구멍이 나지 않는다.
- 신발을 벗고 싶은데 애매한 장소라면 주비츠를 열어놓기만해도 좀 낫다.
- 신발끈 풀릴 걱정이 없다.
- 신발을 둘 공간이 없다면 현관문에 붙여놓을 수 있다.
- 세탁 후 탈수할 때도 세탁기 벽에 균형 잘 잡히게 붙여놓을 수 있다.
- 신고벗을 공간이 완전 널널해서 편하다.
- 주비츠 열어놓은 상태로 걸어다녀도 신발은 벗겨지지 않는다.
단점
- 신발을 신을 땐 무조건 손을 대야한다.
- 같이 오는 신발끈 고정용 플라스틱 조각이 있는데, 내구성이 형편없으니 그냥 매듭으로 해결하는게 낫다.
- 주비츠 열어놓은 상태로 철제 다리 책상에서 일하면 자꾸 달라붙는데, 딱 소리가 나기 때문에 옆사람이 놀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