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랜도너스 서울(동) 200km 후기

2014년 랜도너스 서울(동) 200km 후기

1월 초에 2014년 랜도너스 일정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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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orea-randonneurs.org/menu1c.htm

 

  • 200km를 초과하는 거리는 좀 그렇다. 나한테는 그냥 200km이 딱 맞다.
  • 날씨가 추우면 화장실 가야하니까 따뜻할 때 달리자.
  • 다른 지역까지 가기 힘드니 서울에서 달리자.
  • 서쪽은 차가 많으니 동쪽을 달리자

 

결국 5월 10일 서울(동) 200km가 선택됐다. 잽싸게 등록비 3만원을 입금했다.

http://www.korea-randonneurs.org/info-s200e.htm

 

한달 뒤 킥스타터에서 magnic light라는 자가발전 전조등을 지른다. 4월 말까지 보내준다고하니 랜도너스 때 달고 갈 생각을 했는데 이 글을 쓰는 오늘도 아직 오지 않았다. 마지막 부품의 뭔가가 바뀌었다면서 7월까지는 보내준다고 한다.

 

랜도너스 때 길찾기를 위해 GPX Tracker를 업데이트했다. 길찾기 모드일 때 화면이 꺼지지 않게 수정했다.  가민 500이 있지만 코스넣기가 번거로워서 그냥 폰을 계속 켜놓고 휴대용 배터리를 연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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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 – 남한산성 – 용문역 – 설악면 – 구리 – 잠수교로 와야한다.

 

 

자 이제 남은 건 내 체력인데…..ㅠㅠ

달려야하는데 의욕이 ㅠㅠ

  • 3월 22일 : 집 – 행주산성 66km
  • 3월 23일 : 집 – 의정부 55km
  • 3월 30일 : 집 – 도봉구 22km
  • 4월 5일 : 용문역 근처 43km
  • 4월 20일 : 집 – 유명산 111km
  • 5월 2일 : 광주 – 목포 87km
  • 5월 6일 : 집 – 회사 30km

이게 거의 다 랜도너스 때문에 달린거다. 귀찮아서 요즘엔 자출도 안하고 있는터라…

 

랜도너스 전날까지 갈까말까 고민했다. 요즘엔 급똥이 잦은터라 장거리 타기가 무서웠고, 과연 200km를 내 엉덩이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한참동안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페이스북 친구 한 분도 달린다는 글을 보면서 나도 그냥 나가기로 했다. 거 참 허허

 

자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내야한다.

  • 전조등 배터리 넣기
  • 후미등 두 개 달기
  • 가민500 달기
  • 휴대용 스피커 달기
  • 안장가방을 달고 구촘프, 예비 전조등 배터리, 집 열쇠, 휴대용 배터리 넣기
  • 휴대용 배터리에서 핸들 쪽으로 케이블 두 개를 빼서 아이폰과 휴대용 스피커와 연결
  • 배가 차가워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한화이글스 행사갔다가 받아 온 목 보온용 폴라폴리스를 배에 대고 져지 입기

아 근데 잠이 안오네 =_=

 

 

 

눈을 떴더니 5시 20분 정도였다. 미리 준비해놓은 아침을 먹고 져지를 입고 출발. 반미니에 도착했더니 6시 20분 정도였다. 재빨리 등록하고 6시 반에 출발했다.  내 번호가 134번이었는데, 엄청 빠른 번호였는지 나를 베테랑으로 봐서 당황했다 ㅋ 그저 2년 전의 번호를 다행히 안 까먹고 있던 것 뿐인데 ㅎㅎ

 

자전거도로에서는 다들 그렇게 안 달려서 ‘오늘은 이렇게 끝까지 가는건가’ 싶었는데, 성남에서 도로에 올라서자마자 펠로톤이 찢어지기 시작한다.  점점 찢어지고 남한산성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완전히 찢어진다. 선두는 먼저들 가고, 오르막 약한 분들은 뒤로 멀어지고, 결국 초반부터 혼자가 되었다.

 

남한산성 cp에 도착해서 도장을 받고, 출발지에서 받아 온 바나나를 먹고 쉬고 있는데, 급똥 신호가 온다. 화장실에 가보니 생각보다 커서 자전거를 갖고 사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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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나와서 바로 우회전하면 됐는데, 지도를 뻔히 보면서 길을 잃었다 ㅋㅋㅋㅋ

 

 

용문역까지는 별 문제없이 잘 갔다. 양평이 얼마 안 남은 위치에서 cp2를 그냥 지나친  두 분을 봤다. 배고프면 편의점에서 빵과 우유를 사 먹었고, 용문역에서는 자주가던 명진식당에서 소머리국밥을 먹었다. 이제 남은 건 가장 힘든 코스.

 

 

비포장인 말티고개는 어릴 적 생각이 들었다. 쌀티비로 그런 비포장길 달리기도 했었는데 ㅎㅎ

 

널미재가 가장 힘들었다. 그 전까지는 물통 거의 가득차 있었는데, 널미재를 넘고나니 물이 1/3도 안 남아있을 정도였다. 널미재 후에 가장 먼저 나오는 편의점에서 콜라와 파워에이드를 폭풍흡입했다. 근데 거기서 얼마 안 먼 곳에 cp4가 있었다 ;;;;

 

이제 남은 건 잠수교까지 가는 일만 남았다. 시간은 충분했고, 틈틈이 멘소래담을 발라서 다리 상태도 나쁘지 않다.

 

다락재라는게 남아있다고 그랬는데, 이 쪽 방향에서는 오르막이라고 하기 뭐할 정도였다. 산 속 오솔길을 지나는데 그늘이고, 차도 없고해서 참 좋았다.

 

양수리에서 자전거도로에 올라섰다. 그리고 지옥이 시작됐다.  중앙선 밟고 달리기, 비틀비틀, 나란히 달리기, 보행자의 급습…. 항상 자전거도로는 지옥이다.   다행히 사고없이 잠수교까지 도착했다. 컷오프가 12시간인 줄 알고 마음이 급했는데, 알고보니 13시간 반이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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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쪽모자도 주는데, 알고보니 이번에 산 세컨윈드의 쪽모자와 같은 거였다. 안 그래도 이번 제품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다행이다.

11시간 35분 만에 완료~ (재작년 천안 때는 11시간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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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에 민방위훈련이 있어서 오전도 재택근무하려고 준비물을 가지러 회사에 갔더니 철거 중이던 옆옆 건물이 붕괴가 됐다. 어쩐지 금요일에 출근했을 때 이상한 냄새가 난다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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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동호대교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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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달린 날은 손을 많이 움직여야하는 요리보다는 이런 수제버거가 더 좋다. 게다가 너무 힘들어서 밥도 잘 못 먹는데, 버거와 탄산을 먹으면 그런것도 없이 잘 넘어간다.

 

 

Unknown

오르막 오를 때 심박이 180을 넘기 않게 잘 조절했더니 다행히 끌바할 생각도 안 들 정도로 잘 올라갈 수 있었다.

 

 

 

랜도너스를 달리고나면 라이딩 의지가 살아날 줄 알았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