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삼합을 먹기위한 광주-목포 라이딩

홍어삼합을 먹기위한 광주-목포 라이딩

2007년 11월에 목포에 출장을 갔다가 식당 하나를 추천받았다. 잘못 듣고 인당주마을이라고 적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인동주마을이었다. 이 때는 내가 여의도에서 처음으로 홍어를 맛 봤는데, 코가 뻥 뚫리는 느낌이 신기했다. 인동주마을은 홍어를 잘하는 식당이라고 그래서 나중에 꼭 가려고 기억도 해뒀다.

작년 9월, 추석 전에 3일의 휴가를 냈었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고, 인동주마을에 가서 홍어삼합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냥 저것만하면 아쉬울 것 같아서 광주-목포-전주-대전으로 경로를 짰는데,  가면서 들를 식당들도 다 적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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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요일 밤부터 비가오는 바람에 자전거를 회사에 놔두고 왔고, 라이딩은 커녕 휴가내내 집에서만 지냈다.

 

 

그래서 올해 연휴에 다시 도전했다. 물론 도전을 할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라이딩은 쉽겠지만, 버스 안에서 장트러블이 생기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제일 컸다. 기차라면 괜찮지만, 버스는 휴게소가 아니면 화장실을 못가니 버스 탈 때마다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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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아도 잘 안타는데, 비오면 얼마나 탄다고 물받이를 달았을까….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물 웅덩이를 만나도 마음이 편해지니까 그냥 달아놓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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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집어넣을 공간이 부족할까봐 일부러 우등버스를 탄다. 가난했던 20대였다면 절대 못했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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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바퀴 분리는 커녕 통째로 넣어도 엄청 많이 남는다. 사랑해요 금호고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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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전용가방은 이런 기능도 있다. 고글, 장갑 같은 것들도 저 헬멧 안쪽의 공간에 넣어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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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깨보니 휴게소에 도착했다. 지금 찾아보니 공주와 논산 사이에 있는 휴게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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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바로 옆이 산인 강원도에서 살다가 이렇게 넓은 곳을 처음 봤을 때는 되게 신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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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광주 도착! 이 앞 도로에는 왕복 8차선인데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평일 오후에 이렇게 차가 많이 다니다니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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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7시에 도착할 생각이었는데,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그만 점심 먹을 시간을 안 잡아놨다. 오후 2시에 광주에서 출발했어야했는데, 그만 3시에 출발했다. 그래서 간단히 편의점에서 열량보충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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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였으면 왕복 2차선에 오르막내리막이 쉴새없이 나왔을텐데, 여기는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평지라고 봐도 될 정도였다. 오히려 바람이 제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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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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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경로 다 나오는 지도가 있으면 뭐하나 길을 잃는데 ㅠㅠ  또 다시 편의점에서 열량보충만 했다. 이젠 쉬지말고 목포까지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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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논은 이렇게 반듯한 곳이 없다… 이런 곳이라면 기계만으로 농사지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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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으로 합해지기 전의 영암천 최하류. 평야지대는 넓어서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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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을 계속 어두워지고, 배는 슬슬 고파오고, 맞바람은 쉴새없이 불고, 다리도 슬슬 아파오는 와중에 저 멀리 목포가 보인다. 이 다리만 건너면 인동주마을은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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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디어 도착했다. 위치를 봐두고 가까운 모텔에 가서 방부터 잡았다. 카메라만 챙겨서 걸어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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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간장게장도 같이 준다는데, 나는 게는 별로 안 좋아해서 그건 빼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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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받은지 7년 만에야 맛보는 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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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먹는게 정석인것 같으니 먹어보자. 음……. 이렇게 힘들게 와서 먹을 정도는 아닌 듯……ㅠㅠ  나중에는 마트에서 홍어 사오고, 보쌈은 배달시켜서 집에 있는 김치로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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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에 2만5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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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갔을 때는 8시 40분 정도였는데, 손님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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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로 만든 막걸리도 맛만 보려고 했었는데, 파는건 1.8리터 짜리라서 계속 고민했다. 어차피 나는 한 잔 정도로해서 맛만 보고 싶었으니까… 마침 남자 둘이 들어오길래 돈은 내가 내고 남은 건 저 둘한테 주려고 생각하고, 얘기하러 갔더니 그 테이블은 이미 막걸리가 올려져있더라 -_- 남길 생각으로 주문했더니 그냥 한 잔 주셨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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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자기 전에 어두운 노란색을 켜놓는데, 여긴 형광등 말고는 파란 색이 전부였다. 파란 불만 켜놨더니 형광색의 위엄이 ㄷㄷㄷ

 

아이패드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가 잠깐 깼는데 새벽 5시였다.  갑자기 허무함이 밀려왔다. 도대체 여행을 하는 이유가 뭐지? 집에서는 며칠동안 가만히 틀어박혀있어도 괜찮은데 왜 평생 처음으로 혼자 나온 여행에서 이런 기분이 들지? 그냥 집에 가자. 내 미각에 식도락여행은 무리니 먹고 싶은건 그냥 서울에서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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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좀 불었지만 날씨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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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목포터미널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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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른 우등버스표를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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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깨니 공주와 천안 사이의 정안휴게소. 눈 뜬 후에 먹은 거는 물 몇 모금과 어제 먹다 남은 구촘프 서너개라서 여기서 뭔가를 먹어야했다. 하지만 장트러블러의 삶은 이런 곳에서 먹는 간식조차 도전의 대상이라 큰 결심이 필요하다. 핫바 하나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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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근처까지 오는데는 문제없었는데, 터미널을 얼마 안남겨두고 차가 엄청 밀린다. 터미널 바로 옆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움직이지 않아서 기사님이 그냥 여기서 내리라고 한다. 오늘 도로상황보니 어제 온거 아니었으면 오늘도 못 올라올 뻔 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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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에 오니 이제서야 마음이 편해진다.

 

 

이제부터는 당일치기만 주로 달려야겠다. 숙박까지하는 장거리 라이딩은 나랑은 좀 안 맞는 것 같다.

 

http://connect.garmin.com/activity/492416526

Unknown

 

 

 

  • 닥터하우스

    와 쎄미님 제 고향 광주에 왔다 가셨었네요… 지금은 용인에서 사회생활 하고있지만 광주는 아버지 목포는 어머니가 계시거든요… 미리알았더라면 더 좋은 맛집을 소개 해드렸을텐데… ^^

    • 쎄미

      어차피 혼자간터라 임금님 수라상을 받았어도 맛없게 먹었을 거예요 ㅎㅎ 다음에 차 사면 다시 가보려구요